밀물 때에는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때에는 수면 밖으로 드러나는 공간을 조간대라고 한다.

육지와 바다가 공존하는 지대이면서 바다와 육지를 잇는 생태적 요충지다.

KBS 1TV '환경스페셜'은 14일 밤 10시 '제주 먹돌의 경고'를 통해 조간대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있다고 경고한다.

화산섬인 제주도의 조간대는 모래와 갯벌로 이뤄진 육지 조간대와는 달리 대부분 암반으로 이뤄져 있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다.

조간대의 작은 물웅덩이는 해조류의 탈수 현상을 막아주며 해양 생물들에겐 산란처와 피난처가 되어주는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제주의 암반 조간대엔 미끈망둑, 해면 등 세계적으로 희귀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제주시의 대표적인 조간대 탑동. 먹돌로 가득했던 이곳에서 썰물 때면 사람들은 먹돌 사이에서 문어와 소라, 성게 등을 잡아 끼니를 해결했다.

그러나 이런 탑동의 모습은 방파제 건설을 위한 두 차례의 매립으로 인해 사라져버렸다. 콘크리트 방파제가 조간대를 뒤덮으면서 이곳의 먹돌도 함께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올여름 태풍 볼라벤과 산바가 전국을 강타했을 때 방파제로 뒤덮인 탑동 해안은 방파제가 물길을 가로막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반면 여전히 먹돌이 남아 있는 알작지 해안은 먹돌의 이동이 있었을 뿐, 태풍의 피해를 비켜갔다. 먹돌들이 태풍에 몰아치는 파도를 잘게 부숴줬던 것이다.

프로그램은 "작은 먹돌이 보여준 자연의 힘은 어쩌면 인간을 위한 자연의 마지막 배려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