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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등 제주가 '유네스코 3관왕'을 획득했을 때 도민들은 환호했다. 제주의 자연환경 가치(價値)가 전 세계로부터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제주자치도 또한 '트리플크라운' 혹은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한껏 고무된 도정(道政)은 향후 보전과 활용을 위한 연구체계 확립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몇년이 채 안돼 이같은 분위기는 시들해졌다. 특히 제주국제보호지역(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람사르습지 등)에 대한 연구체계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권고한 통합연구시스템 구축은 아예 엄두조차 못내고,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의 연구인력도 태부족인 상태다. 고작 계약직 전문가 한 명에 의해 어렵사리 명맥(命脈)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으로 '유네스코 3관왕'이란 타이틀이 무색하고 부끄러울 지경이다. 2011년 조직관리체계가 바뀌면서 생물권보전지역과 지질공원업무가 세계자연유산관리단에 흡수될 당시만 해도 일말의 희망은 있었다. 하지만 행정조직만 추가되었을 뿐 전문가 충원(充員)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관련 조직이 세계자연유산센터로 옮긴 뒤에도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제보호구역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체계적인 보전관리연구는 필수적이며 유네스코 3관왕 선정 당시 약속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를 수행할 전문인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 결과 기초적인 조사연구는 물론 해설사와 주민교육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오는 9월의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 참석하는 인사들은 길거리 꽃단장을 보러 오는 게 아니다. '환경올림픽'이라 불릴 만큼 전 세계적인 환경관심사와 함께 트리플크라운, 즉 제주의 자연이 어떻게 보전·활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주목적의 하나다. 과연 우리는 이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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