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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하지 않은 꿈이나 생각은 보석이 된다. 2년 전 영국의 신인가수를 뽑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한 폴 포츠(Paul potts)나 수잔보일(Susan boyle)의 동영상을 접했던 이들도 그런 생각에 공감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수잔 보일에 더 감동을 느꼈다. 47세의 그녀는 무대 위에 처음 올랐을 때 촌스러운 옷차림과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로 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런 그녀가 전문 음악인이 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했을 때 관중들은 노골적(露骨的)으로 냉소적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비웃음과 같은 반응은 곧 놀라움과 환호로 바뀌었다. 그녀의 노래에 관중들은 끊임없는 박수갈채를 보냈고, 한 심사위원은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하기까지 했다. 그녀의 공연실황을 담은 동영상은 지구촌 수 억명이 시청했고, 최근에는 천상의 목소리를 담은 새로운 음반을 펴내기도 했다. 폴 포츠나 수잔 보일이 오랫동안 가져왔던 단 하나의 꿈은 어느 날 단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 세상을 놀라게 하는 원천이 되었다. 지난 토요일(5일) 제주대 아라뮤즈홀에서 열린 '2011 제주 아마추어 성악 콩쿠르'에서도 그런 꿈을 꾸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참가자들은 모두가 전문성악가와 다를 바 없었다. 어떤 이는 초등학교 시절 '누가 누가 잘하나'라는 방송국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못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참가했다. 또 다른 이는 중학교 때 TV에서 방영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콘서트를 보고 성악가가 되는 꿈을 꾸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성악가의 꿈을 다시 펼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정수기를 관리하는 어느 여성 참가자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문적인 음악교육도 받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성악가의 꿈을 버리지 않고 기회를 찾기 위해 도전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날(토요일) 낮에 열린 제주참여환경연대 20주년 기념식에서 보여준 동영상도 짠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 속에는 탑동매립사업의 부당성을 도민들에게 알리며 시작된 범도민회(제주참여환경연대의 전신) 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제주사회에 큰 파장(波長)을 일으켰던 제주개발특별법 문제 제기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해군기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참여환경연대의 시민운동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펼쳤던 시민운동이 도민사회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은 아닐 것이다. 대규모 개발에 대한 반대 논리와 투쟁에 대해 못마땅한 시각을 가진 행정기관과 업체, 도민들도 많았을 것이다. 해군기지를 둘러싼 극명한 찬반 논쟁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참여환경연대의 지난 20년은 제주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고, 성과도 만만치 않다. 특히 환경문제에 관한 참여환경연대의 노력과 그것을 통한 기여는 후세에 갈수록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특정인 몇몇이 이룬 일들이 아니다. 쉽게 꺾을 수 있는 작은 나뭇가지도 여럿이 모이면 단단한 나뭇가지로 변하듯이 연대를 통한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참여환경연대가 20년을 맞으며 '여럿이 함께 숲이 되자'고 일깨우는 참 뜻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인생이라는 여정(旅程)을 놓고 본다면 사람에 따라 '가지 않은 길'이 있는가 하면, '가고 싶어도 못간 길'도 있다. 그 길이 어떤 길이든 '참 세상' 만드는 생각과 꿈을 20년 동안 가슴에 품고 한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처음처럼'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되거나 아름다운 보석이 되지 않겠는가.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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