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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람사르 등록 추진 의미와 과제]
곶자왈 가치 재조명·보전관리 새 전기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입력 : 2010. 02.22. 00:00:00

▲제주 곶자왈을 람사르 사이트로 등록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람사르와 학계를 중심으로 촉발된 이후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속대책에 착수했다, 제주도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동백동산의 모습. /사진=한라일보 DB

지형지질·수자원·토양 등 종합학술조사 필요
환경 가치 뛰어난 제주연안 습지도 검토할 때


제주 곶자왈을 람사르 사이트로 등록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람사르와 학계를 중심으로 촉발된 이후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속대책에 착수함으로써 더욱 무르익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 곶자왈의 지질·생태·환경적 가치에 대한 재조명과 체계적인 보전관리,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곶자왈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곶자왈=곶자왈은 제주어 사전에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으로 정의돼 있다. 지질학적으로는 곶자왈 지역의 암석 대부분이 점성이 높은 아아용암류가 흐르면서 만들어낸 암괴상 용암들이 널려 있는 지대에 형성된 숲이다. 제주 곶자왈 지역은 한경-안덕, 애월, 조천-함덕, 구좌-성산 등 크게 4개지역으로 분류된다. 제주자치도가 이번에 람사르 사이트로 등록시키기 위한 선흘 동백동산은 조천-함덕 곶자왈지대에 분포한다.

제주 곶자왈은 제주도 전체면적의 6%인 110㎢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사유지가 60%이며, 나머지는 국·공유지이다. 한라산국립공원까지 포함하면 14.2%에 해당한다. 곶자왈은 독특한 지형지질은 물론 멸종위기종과 고유종 등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된다. 특히 수자원을 함양시키는 공간인 동시에 곳곳에 습지가 분포하고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동백동산=제주도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동백동산은 원래 동백나무가 많아 이름이 붙여졌으나 동백나무 외에도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비쭈기나무 등이 함께 자라고 있고, 세계에서 제주에만 있는 제주고사리삼, 한국 미기록종인 창일엽, 법정 보호식물인 개가시나무 등 다양한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또한 법정보호동물인 팔색조, 삼광조, 맹꽁이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기도 하다.

▶람사르 사이트=지난해 10월 한라산 1100고지 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추가지정 등록돼 현재 도내에는 세곳의 람사르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소규모의 단일지역에 3개의 람사르 습지가 잇따라 등록된 지역은 제주가 거의 유일하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12개소가 등록돼 있다.

전문가들은 도가 도내 네번째로 람사르 사이트로 등록 추진중인 곶자왈이 멸종위기종 및 고유종의 서식처이자 중요한 수자원 함양 기능을 하고 있어 람사르협약 상의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람사르 사이트 등록 요건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제=람사르 사이트로 등록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대상지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조사가 요구된다. 이와관련 제주자치도는 환경부와 국가습지보전사업관리단에 '동백동산' 곶자왈 지역내 식생 등 생태계정밀조사를 요청했다. 아직까지 제주 곶자왈 지역에 대해 국제적 수준의 종합학술조사는 보고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곶자왈 조사는 식생 등 생태계뿐만 아니라 지형지질과 수자원, 동물상, 토양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게 학계의 지적이다.

학계에서는 오름 화구습지와 곶자왈 이외에도 사유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자원적 가치가 높은 제주 연안습지까지 람사르 사이트로 등록해 보전관리와 자원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종합검토와 후속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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