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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전적지를 가다
가마오름 진지 규모 드러나
본보 특별취재팀 조사 결과 총연장 2㎞로 최장 길이
태평양전쟁 제주전략거점기지 실체 규명 전기 마련
/특별취재팀=이윤형·표성준·이승철 기자
입력 : 2008. 06.29. 18:13:27


 "제주도 전체가 박물관…세계 평화교류 위한 관광자원 활용"

 '2008 등록문화재 일제 동굴진지 조사·활용방안 국제워크숍'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에 의해 구축된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소재 가마오름 동굴진지가 현재까지 확인된 진지 중 최장인 2㎞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일본이 연합군의 공격으로부터 본토를 사수하기 위한 전략거점기지로 제주를 어떻게 활용하려고 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사)제주역사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등록문화재 일제 동굴진지 조사·활용방안 국제워크숍이 29일 제주칼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워크숍에는 도내 연구진과 일본의 전문가, 고경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문화교통국장 등 관계자가 참여했다.

 ▷제주도 일본군 전적지= 이윤형 본보 특별취재팀장은 "도내 3백68개 오름 중 현재까지 1백20여개 오름 등지에 구축된 일본군 동굴진지를 조사한 결과 가마오름은 순수 동굴진지만 총연장 1,901m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교통호 길이 등을 포함할 경우 총 연장은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특히 가마오름은 길이뿐만 아니라 3단구조인 미로형 동굴진지의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 제주는 물론 일본토를 포함한 전쟁유적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김동전 제주대 교수는 "전쟁유적은 제국주의 침략의 부당성 고발, 평화인권교육의 장소, 전쟁당사자들의 참회 장소, 전쟁의 잔혹성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보존 및 활용방안의 필요성이 있다"며 "학술조사를 통해 그림과 사진, 모형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 안내문을 설치하고, 평화학습의 장 및 관광자원으로 보존 및 활용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전적지 조사방법과 활용=기쿠치 미노루 일본 군마현 매장문화재사업단 연구원은 "전쟁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전쟁의 실상을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계승할, 잊어서는 안되는 사실로서 전쟁유적의 역할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쥬비시 슌부 야마나시 학원대학 교수는 "제주에 남아 있는 전쟁유적은 문화유산으로 지정 및 보존해 한국 시민들과 아시아 각국간의 평화교류를 진행하기 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전적·문화유산을 보존 및 조명하면서 제주도 전체를 통째로 박물관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현실화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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