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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앞바다서 13년 만에 전복 대량 폐사
올해 2월말 법환동 시작으로 3곳 마을어장서 피해
상당수 알맹이 없이 빈 껍데기만 남거나 검게 썩어
3곳 모두 해조류 잘 안자라 따뜻한 겨울 원인 추정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0. 05.21. 16:14:25

서귀포시 법환동 법환어촌계 해녀들이 마을 공동어장에서 건져 올린 폐사한 전복들. 법환어촌계 제공

제주지역 일부 마을어장들에서 해녀들의 주요 수입원인 전복이 13년 만에 대량 폐사해 수산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해양수산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2월말 서귀포시 법환동 마을공동어장을 시작으로 서귀포시 태흥3리, 위미2리 마을어장에서 전복이 대량 폐사하고 있다.

 폐사한 전복은 알맹이가 시커멓게 변해 썩었거나 빈 껍데기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실정이라고 주민들은 전했다.

 고승철 법환어촌계장은 "평소 마을어장에서는 하루 평균 50~60㎏의 전복이 채취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채취량이 10~20㎏으로 뚝 떨어졌다"면서 "해안가와 가까운 연안 바다에는 전복이 아예 없어 물질 실력이 뛰어난 상군 해녀들만 먼바다로 나가 전복을 따고 있다"고 토로했다. 법환동은 도내에서 전복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전복 폐사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제주도해양수연구원은 지난 겨울 유난히 따뜻했던 날씨가 이번 사태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양병규 도 해양수산연구원 연구사는 "피해 어촌계 마을어장에 잠수해 조사한 결과 알맹이가 없는 전복을 대량 발견했으며, 공통적으로 전복의 먹이가 되는 미역 등 해조류가 잘 자라지 않는 현상을 확인했다"면서 "전복이 굶어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양 연구사는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조류가 잘 자라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피해 어촌계 바닷속 수온은 평년보다 1℃ 가량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제주지역 평균 기온은 9.6℃ 로 기상 관측 이래 59년 만에 가장 높았다.

 또 양 연구사는 "폐사한 전복을 수거해 전염병 감염 여부를 분석했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면서 "다만 전복 폐사 원인에는 먹이 부족 말고도 담수, 폐수, 천적생물 유입 등 다양한 조건이 있는 만큼 심층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도 관계자는 "3곳 어촌계를 제외한 나머지 마을 공동어장에서는 전복 폐사 사례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폐사량은 추산할 수 없는 상태로 연구원 측의 심층 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1996년과 2007년에도 전복 대량 폐사 사태가 발생했었다. 1996년에는 도내 마을어장에 유입된 저염분수 영향으로 소라와 전복 등 수산생물 약 184t이 폐사해 59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2007년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남제주화력발전소 인근 양식장에서 100여만 마리의 전복이 폐사했다. 또 2016년 저염분수가 제주 서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유입되는 일이 있었지만 당시 전복 폐사량은 소량이었다고 제주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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