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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후보등록 전야 공천 '막장 드라마'
최고위 4곳 공천무효→공관위 민경욱 공천취소→최고위, 민경욱 '원위치'
하루만에 5곳 공천 번복…'쇄신공천 물건너가' 비판에 총선 악영향 우려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0. 03.26. 10:26:49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4·15 총선 후보 등록일(26∼27일)을 하루 앞두고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가 25일 정면 충돌하면서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하는 공천 뒤집기 맞불전이 펼쳐졌다.

 황 대표와 공관위는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밤 10시 40분까지 최고위 회의와 공관위 회의를 번갈아 열며 공천 결과를 뒤집었다. 이날 번복이 이뤄진 지역구만 5곳에 이르렀다.

  포문은 황 대표가 열었다.

 황 대표는 오전 6시 30분부터 이례적인 '새벽 최고위'를 열어 지역구 4곳(부산 금정·경주·화성을·의왕과천)의 공천을 백지화 했다.

 그러자 공관위는 오후 2시부터 4시간여 마라톤 회의 끝에 대표적 '친황'(친황교안)계인 민경욱 의원의 공천(인천 연수을)을 무효로 해달라고 최고위에 요청하는 '돌직구'로 맞받아쳤다.

 공을 넘겨 받은 황 대표는 밤 8시 30분부터 2시간여 심야 최고위를 열어 공관위의 요청을 기각함으로써 민경욱 의원의 공천을 다시 '원위치' 했다.

 결국 인천 연수을은 '공관위의 민현주 단수추천→최고위의 재논의 요구→공관위의 민경욱·민현주 경선 결정→민경욱 경선 승리→공관위의 민경욱 무효 요청→최고위의 요청 기각' 등 6단계를 거치면서 4차례의 결정 번복이 이뤄졌다. 결론만 놓고 보면 애초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추천했던 공관위의 결정을 최고위가 민경욱 의원을공천하는 것으로 뒤집은 꼴이 됐다.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한 부산 금정의 경우 '공관위의 백종헌 공천배제와 원정희·김종천 경선→최고위의 김종천 의결→공관위의 원정희 단수추천→최고위의 원정희·백종헌 경선 결정' 등 최고위와 공관위가 의견 대립을 보이면서 4단계를 거치는 상황을 연출했다.

 당초 공관위가 컷오프(공천배제)했던 백종헌 예비후보가 후보등록 직전 최고위를 통해 경선으로 부활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공관위가 현역인 김석기 의원을 컷오프한 경주 역시 이날 최고위에서 김 의원을포함한 경선을 치러 후보를 내는 것으로 결과가 뒤집혔다.

 이처럼 후보등록 직전 공천 결과가 완전히 뒤집힌 상황을 놓고 황 대표와 공관위 양측 모두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 역시 '한선교·공병호 체제 공천→명단 수정→원유철·배규한 체제 명단 재수정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하루 만에 교체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공천 과정을 놓고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통합당 공관위가 사상 최고 수준의 물갈이를 예고하며 출범했지만, 지난 13일 김형오 공관위원장 사퇴 이후 황 대표 측과 공관위가 일촉즉발의 힘겨루기를 주고받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개혁·쇄신 공천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날 하루만 5곳의 공천 결과가 뒤집힌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선 '호떡공천'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오면서 총선에 미치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이같은 비난은 당 대표이자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이번 선거를 이끌어야 할황 대표에게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황 대표가 새벽부터 최고위원들을 소집해 4곳의 공천을 무효로 만든 것은 당규상 허용하지 않는 권한 남용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날 황 대표는 새벽 최고위에서 '후보자에게 현저한 하자가 있을 때 최고위 의결로 후보자 추천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당규를 적용했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할 권한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일각에선 '총선 후 대선주자 경쟁을 위해선 공천에서 지분을 챙겨야 한다'는 측근 그룹의 볼멘소리가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황 대표가 최고위를 활용한 실력행사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한편에서는 '김종인 선대위원장 재등판설'이 급부상하면서 황 대표가 공천을무효로 한 지역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측 인사를 공천하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결국 황 대표와 공관위가 정면충돌함으로써 노출된 공천갈등이 중도·개혁층 표심과 더 멀어지는 부메랑으로 통합당에 돌아올 전망이다.

 당내에서도 황 대표와 공관위가 공천을 둘러싸고 연출한 '막장 드라마'가 전체 선거판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황 대표의 새벽 최고위 결정을 '명백히 당헌에 어긋나는 행위', '월권행위' 등으로 규정하며 "(황 대표나 최고위가) 우리 공관위를 많이 흔들었다", "양심적으로 승복할 순 없지만,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등으로 불만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날 밤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반대로 "공천을 제대로 해야지, 공천을…", "그들은 떠나면 그만인데" 등으로 공관위를 비판하는 고성이 흘러나왔다. 일부 최고위원은 공관위원인 김세연 의원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하루 동안에만 권력의 광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막장드라마 한 편을 본 것 같다"며 "최고위가 공관위의 결정을 직권으로 바꾸고, 경선 결과가 나온 곳을 공관위가 다시 단수추천하는 사례는 역대급으로 드문 일"이라고 비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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