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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장소 불명 제주 6·25 참전용사 558명
도내 충혼묘지 3200기 가운데 558기가 장소 불명
유족 요청시 곧바로 확인 가능하지만 당국은 미온
유해발굴 설명회서 66년 만에 전사 장소 확인기도
유족들 대부분 고령… "국가가 나서서 조치" 지적
국방부 "육군본부 병적담당관에게 문의하면 가능"
제주보훈청 "국방부에 일괄 확인 요청…추후정비"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9. 03.26. 16:31:24

지난 20일 제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6·25전쟁 참전용사 증언청취 및 유해발굴 사업설명회'에서 70대 참전용사 유족이 가져온 전사 확인증. 확인증에는 전사장소가 OO지구로 기록됐다. 송은범기자

속보=지난 20일 제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6·25전쟁 참전용사 증언청취 및 유해발굴 사업설명회'에서 66년 만에 아버지의 전사 장소를 확인(본보 21일자 4면)한 사례가 나온 가운데 아직도 500명이 넘는 제주 6·25전쟁 참전용사의 전사 장소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보훈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도내 14개 충혼묘지에 안치된 참전용사 3200기 가운데 558기(제주시 406기·서귀포시 152기)는 사망 장소가 불명확해 'OO지구'로 묘비가 세워졌다.

 문제는 참전용사가 어디에서 전사했는지 손 쉽게 알 수 있음에도 당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일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70대 참전용사 유족은 아버지가 OO지구에서 전사했다는 '전사 확인증'을 국방부 관계자에게 보여주자 곧바로 전사 장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전사 확인증은 1957년 발급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육군본부 병적담당관 혹은 전쟁기념관 홈페이지를 통해 참전용사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참전용사와 유족들이 대부분 고령인 점을 감안해 관련 기관이 먼저 나서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 6·25전쟁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전사 장소를 밝혀낸 뒤 묘비를 수정한 이수남(81)씨는 "부친 역시 전사 확인증에 OO지구로 전사 장소가 기록돼 2007년 국방부를 통해 아버지가 경기도 동두천에서 전사하신 사실을 알아냈다"며 "하지만 묘비에 기록된 전사 장소를 바꾸기 위해 법원에 호적정정을 신청한 후 행정에 다시 수정을 요청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2년이 지난 2009년에야 아버지의 묘비를 바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참전용사는 물론 유족들 마저도 고령인 상황이라 방법을 모르거나 방법을 알아도 섣불리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에 대해 국가가 알아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급기야 제주도보훈청이 나섰다. 지난 1월 국방부에 전사 장소가 OO지구로 기록된 제주 참전용사 묘비 558기에 대한 '정보 확인 요청' 공문을 보내는 한편 국방부의 회신이 오는대로 묘비를 자체적으로 정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제주도보훈청 관계자는 "참전용사에 대한 정보는 지금까지 유족이 알아서 밝혀내야 하는 사항이었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유공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묘비 정비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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