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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핫플레이스] (30)가을 한라생태숲
꽃보다 화려한 산 열매 주렁주렁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8. 09.06. 20:00:00

꾸지뽕·쪽동백 등 풍요로움 선사
동·식물과 사람 공존하는 숲 모델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완충 역할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한라생태숲은 제주의 숲 중에서도 가장 풍성한 명품 숲이다. 천연에 인공을 가미해 다양한 수종을 조림한 덕에 이 즈음이면 나무들이 앞다퉈 주렁주렁 매단 열매를 감상할 수 있어서 더욱 그렇다.

▶명품 숲으로 성장=한라생태숲은 한 공간에 제주 모든 숲의 모습을 갖추고, 계곡과 습지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이곳은 숲이 훼손돼 방치된 야초지의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00년 겨울 첫 삽을 뜬 지 9년 만인 2009년 9월 개원했다. 이후 또 9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제주에 사는 난대성 식물에서부터 한라산 고산식물을 총 망라해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제주만의 생태숲으로 성장했다. 불모지에서 다양한 동·식물의 삶의 터전으로, 산림생태계 연구와 생태체험 교육의 장으로 거듭났다.

쪽동백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곳으로 조성해 동·식물뿐만 아니라 사람이 다니기에도 편하다. 지난해 보행약자를 위해 무장애탐방시설 2.8㎞ 전구간의 노후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탄성포장재로 교체하는 사업을 완료했다. 덕분에 비교적 완만한 탐방로는 휠체어도 다닐 수 있을 만큼 잘 정비돼 있으며, 간이 화장실과 지하수를 활용한 음수대까지 갖춰놓고 있다. 탐방로 곳곳에 전망대와 쉼터도 마련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숲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열매 가득 탐방로=한라생태숲에서는 숲 속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도 탐방로에서 온갖 산열매들을 감상할 수 있다.

꾸지뽕

막 맺힌 노란열매 무더기를 매단 마가목, 손으로 빚은 듯 기기묘묘하고 울퉁불퉁한 형상의 열매를 맺은 붉나무와 꾸지뽕, 작은 포도송이 같은 열매를 가지 아래로 늘어뜨린 쪽동백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태풍 '솔릭'을 견디지 못했는지 채 익기도 전에 떨어져버린 밤송이들도 있다. 13개 테마숲길 어디를 가도 좋지만 특히 산열매나무숲은 열매를 맺는 나무들을 계절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사람이 오가기 편한 길이 동물에겐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한라생태숲은 노루의 삶터이기도 하다. 아직 낮에는 땡볕이 내리쬐 여름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9월 초의 한라생태숲에서는 사람으로 치면 10대쯤 되어 보이는 노루들과의 만남도 예삿일이다. 산림욕장 입구 졸참나무 뒤에서 만난 노루커플은 한창 숲 속을 내달리다 인기척에 놀랐는지 급히 방향을 틀어 사라졌다. 반면 산열매나무숲 삼거리에서 만난 노루는 바닥에 떨어진 마가목 열매를 먹느라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

▶동·식물 삶터=196㏊의 부지에 13개 테마숲길이 조성된 한라생태숲에는 동물 510여종과 식물 760여종이 살고 있다. 해발 600~900m에 걸쳐서 자리 잡아 생물권보전지역인 한라산국립공원 천연보호구역의 완충역할을 하는 숲이기도 하다.

한라생태숲 탐방로

한라생태숲 탐방객센터에서는 한라생태숲의 생태를 주제로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다. 한라생태숲 홈페이지의 '오늘 생태숲에는' 코너를 통해 지난 2010년 6월 21일부터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소개하는 생태숲의 모습을 모아서 보여주기 위한 전시회다.

찾아오는 사람을 반기기라도 하듯 숲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다. 봄이 화려한 꽃을 피워낸 나무들로 시각과 후각을 자극한다면, 가을은 풍성한 열매를 품은 나무들로 미각과 촉각을 만족시키고 풍요로움까지 안겨준다. 가을 한라생태숲은 들녘만큼이나 풍요롭다. 표성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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