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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가 이슈&현장] 민속·자연사박물관 분리 논란 언제까지…
자연사박물관 타당성 없이 자료부터 넘기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8. 07.31. 00:00:00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고고민속 전시실 내부. 1984년 개관한 제주 대표 공립박물관이지만 민속자료 이관 논란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진선희기자

도박물관 민속자료 8000여점 돌문화공원 이관 예정
2020년 완공 목표 설문대전시관 민속전시관 성격
84년 개관 제주 대표 공립박물관 위상 축소 불가피

제주시 삼성혈 인근에 자리한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의 분리 안은 제1차 향토문화예술 중·장기계획(2003~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여 년전에 이미 도민속자연사박물관 공간 협소, 민속·자연사 분야 자료의 체계적 전시 등을 이유로 민속과 자연사박물관을 분리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2011년 민선 5기 제주도정이 이를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공론화가 이루어졌고 제2차 제주향토문화예술 중·장기계획(2013~2022년) 최종보고서에도 분리 안이 담긴다.

▶"27억 들여 전시 시설 개선했는데…"=도민속자연사박물관의 분리를 둘러싼 논의는 수 년간 공회전했지만 국비가 반영된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 전시관 건립 계획과 맞물려 급물살을 탄다. 2013년 6월 제주도의회가 도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 자료 이관을 부대조건으로 단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동의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1984년 개관한 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2017년 12월 기준 고고민속 자료 1만905점, 자연사 자료 2만9378점을 소장하고 있다. 공항과 가까운 제주시 도심 종합박물관으로 지난 5월엔 전국 국·공립박물관중에서 처음으로 3300만명의 누적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박물관 측에서는 민속 자료 돌문화공원 이관 계획이 제주 대표 공립박물관의 위상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엔 개관 30여년 만에 27억원을 들여 고고민속·자연사 전시실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시설 개선에 나섰는데 민속 자료가 이관될 경우 관람객 유치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우려했다. 더욱이 자연사박물관 설치에 대한 타당성 논의도 없이 민속자료를 빼가는 형국이어서 혼란을 부르고 있다.

▶분리안 통과시킨 도의회서 존치 목소리=2020년 완공을 목표로 900억 규모의 민속전시관인 설문대할망전시관 공사를 진행중인 돌문화공원의 입장은 다르다. 정책 결정대로 민속자료를 이관받아야 한다고 했다.

도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은 2016년 6월 TF팀을 구성해 이관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두 기관 모두 제주도 사업소인 만큼 '윈윈 전략'을 찾아보자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은 말에 그치고 있다. 애가 타는 쪽은 도민속자연사박물관이다. 민속자료 이관 정책 결정이 번복되지 않는 한 돌문화공원으로 민속 자료 8100점을 고스란히 내줘야 하는 처지다.

이런 현실에서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동의안'을 가결시켰던 도의회 내부에서 그동안 그와 다른 목소리가 이어진 점은 주목된다. 도민속자연사박물관이 현행처럼 민속자료를 수장해야 한다는 도의원들의 발언이 잇따랐다.

지난 18일 열린 도의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도민속자연사박물관 주요 업무 보고에서 박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갑)은 "도심 공동화 현상 속에 원도심에 있는 도민속자연사박물관의 주요 자료를 다른 데로 옮긴다면 지역경제 침체나 관광객 감소는 불보듯 뻔하다"며 "원도심의 상징으로 역사와 관광이 공존하는 대표 시설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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