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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예재단 육성기금 사용 감시장치 허술
정관상 이사회 의결·지사 승인…조례엔 기금 설치 내용만 명시
서울은 기본재산 5%·50억 이상 쓰려면 서울시의회 상임위 보고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8. 07.22. 17:12:59

제주문화예술재단 전경.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9일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제주시 원도심 '재밋섬' 건물 매입 추진에 따른 2차 중도금 60억원 지급 연기를 지시하며 논란이 정점을 찍은 것에 대해 문예재단 기본재산을 다루는 허술한 제도가 지금의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문예재단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재밋섬 매입을 통한 가칭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사업비는 총 173억원에 이른다. 건물매입 100억, 세금 3억, 실시설계 10억, 리모델링 60억원이다. 제주문예재단 육성기금에서 113억원을 쓰고 추후 도비 60억을 들여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재 제주문예재단은 재밋섬 측에 계약금 1원과 1차 중도금 10억원을 지급한 상태다.

하지만 2001년 제주문예재단 개원 이래 제주도와 시·군 출연금, 민간 출연금, 문예진흥기금으로 조성된 기금 170억2181만여원의 61%를 매입비로 투입하는 결정은 내부 이사회 가결로 끝이 났다. 제주문예재단 정관에 따르면 기본재산의 매입, 매도 등을 할 때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도지사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론화 과정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경용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은 지난 19일 긴급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제주도 재무회계 규칙을 들며 재밋섬 건물 매입에 대한 제주도청 국장 전결처리의 적절성 여부를 따졌지만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예산이 아니라 제주문예재단 기금으로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재단법인 서울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는 출연금 등 기본재산 조항을 별도로 뒀다. 이를 보면 기본재산 총액의 5% 이상이나 50억원 이상의 기본재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서울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이와달리 제주문예재단 설립 및 육성 조례에는 '기금의 운영 및 관리는 재단에서 별도의 계정을 설정하여 성실히 관리하여야 한다'고만 적어놓았다. 이번처럼 100억원대 기금을 쓰려고 할 때 각계 여론을 수렴·반영하고 견제할 장치가 사실상 없다.

이와관련 도내 문화계 관계자는 "제주예술인회관 조성을 포함한 제주문예재단 이전이 시급하다 해도 막대한 기금 사용에 대한 도민 공감대가 필요해보인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공론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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