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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10)강경모 공연기획자
문화예산 늘었다는데 출연료는 10년간 제자리
강경모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17. 09.07. 00:00:00

공연기획자이지만 음악에 대한 꿈을 놓지 않고 있는 강경모(맨 왼쪽)씨가 제주팝스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무대에서 연주를 펼치고 있다. 사진=강경모씨 제공

[문화예술의 섬 제주에 묻다]
작품 한편 완성하는데 들인 노력

물가 인상 비례한 출연료 지급을
의자·거울 하나 없는 대기실 등
공연팀 열악한 처우도 개선돼야


○… 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트롬본 연주자로 살아가고 싶었지만 그에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생활인이 되어야 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예술경영을 공부하다 개인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공연기획자 강경모씨. 10여년전 제주예총이 주최하는 탐라문화제와 제주도미술대전 업무를 맡으며 기획자로 발을 디뎠다. 2007년부터 4년 간은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이달 제주시 원도심에서 막이 오르는 탐라문화제 운영팀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문화 행사를 기획해온 그는 행정, 공연 단체, 관객을 두루 만나왔다. 연주자가 아닌 기획자로 현장에서 지켜본 제주지역 공연 단체의 현실은 더 열악했다. 공연자들이 무대 하나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 비해 그들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형편없이 작았다.

이같은 처지에선 직업인으로 예술을 한다는 건 그만한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겠다. 그렇지 않으면 한 손에 예술을 붙잡은 채 다른 영역에서 생계를 이어야 한다. 그 역시 음악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해 제주팝스오케스트라 대표이자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얼마전 공연 기획과 관련한 회의에서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지원 금액이 똑같다. 그 때엔 꽹과리를 7000원에 샀는데 지금은 7만~8만원은 줘야 된다. 물가가 그만큼 올랐는데 지원금은 10년 동안 그대로인 게 말이 되나."

이 말을 듣고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축제든, 거리공연이든 곳곳에서 이어지는 행사에 참가하는 도내 공연 단체들이 받는 출연료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공연 기획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행사 예산이 적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행사 예산은 10년전과 비교해 오르면 올랐지 줄어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공연기획자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까지 이래왔으니 이 정도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하고. 마음 속으로는 '출연료가 너무 적은 것이 아닐까, 공연단체가 행사장에 왔을 때 불편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출연료는 '연극, 영화, 방송, 강연 따위를 위해 무대나 연단에 나가는 대가로 주는 돈'이다. 모든 공연 단체의 꿈은 똑같다. 오랜 기간 준비해서 올린 공연이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그로 인한 수입(출연료)을 차곡 차곡 모아서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공연하면서 단원들의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보장할 수 있길 바란다. 어느 공연 단체가 잘한다, 못한다를 쉽사리 평가하기 어렵고 적정선의 출연료를 정할 수도 없지만 적어도 하나의 작품을 내놓기 위해 거기에 들인 노력의 대가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

행사장 내에서 공연 단체에 대한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기존 공연장에는 대기실이 충분해 출연팀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거의 없다. 야외 행사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간이 무대를 만들어 놓은 뒤 그 옆에 천막을 설치해 대기실로 사용한다.

야외의 특성상 어쩔 수 없으리란 걸 이해하지만 적어도 의자, 거울, 책상 정도는 미리 배치해 놓는 게 공연 단체에 대한 예의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천막 안에 쌓여있는 의자를 공연 단체가 알아서 빼서 써라는 식이고 대기실엔 옷걸이 하나 없다. 출연단체가 많을 경우엔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 졸업 후 활발히 음악 연주 활동을 하던 15년 전과 비교해도 공연 단체들의 열악한 환경은 나아진 게 없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문화와 예술의 섬'으로 발돋움하려면 문화예술 일선에서 활동하는 공연 단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연 단체나 예술인들도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가야 할 것이다.

공연기획자에게 가장 보람된 순간은 관객과 공연 단체 모두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공연장을 나서는 걸 지켜볼 때다. "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을 서로에게 묻지 않고 "예술활동하면서 살고싶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도록 모두가 만족하는 공연을 위해 오늘도 뛰어보련다.

<강경모 공연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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