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노인복지관 척척척사업단을 마치며...
2019-10-30 11:44
박길자 (Homepage : http://)

원본 이미지 보기
“아이고, 너무덜 곱수다예”
“영 초려입으난 몬딱 공주님덜 닮수다.”
부채춤 공연을 위해 곱게 화장하고 진분홍 치마에 노랑 당의, 머리엔 꽃 구슬이 달린 족두리를 쓰고 앉아있는 우리가 예뻐 보였는지 객석의 어르신들께서 한마디씩 기분 좋은 말씀을 건네주십니다.
오늘은 서귀포시 노인복지관 척척척사업단이 사랑의 밥차 나눔 행사에 처음으로 재능 기부하는 날입니다.
저를 비롯한 한국무용단 어머니 7명은 모두가 70을 바라보고 있지만 공연 기대에 부풀어 모두들 사춘기 소녀들 마냥 신나고 즐거운 얼굴들입니다.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오르려고 하니 긴장되는 마음에 무척 떨렸습니다. 관장님께서 잘하시라고 외쳐준 “화이팅” 소리에 힘입어 흥겨운 노래 소리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앞까지 나오셔서 우리와 같이 춤을 추시는 어르신, 자리에서 일어서서 몸을 흥겹게 흔드시는 어르신, 손뼉을 치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어르신들께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셨고 관장님은 잘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세워 주셨습니다. 우리의 작은 재능기부를 보시고 기뻐하시는 어르신들 모습에서 오히려 우리가 더 큰 보람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서귀포노인복지관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런 재능기부 봉사기회를 갖게 되고 또 이런 행복을 맛볼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40여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2012년에 퇴임을 했습니다. 퇴임 후 저는 항상 마음속에서 천류불식(川流不息)이란 명언을 마음에 새기며 평생 배움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자세로 살아왔습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워가는 과정 속에 나의 가치가 더 성장하고 100세 시대에 앞으로 남은 삶이 더 윤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배우고 싶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기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2016년 5월에 서귀포시 노인복지관이 개관한다는 단비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는 그길로 등록을 하고 안락하고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우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노인복지관은 뒤로는 늘 푸른 나무가 울창한 고근산이 있어 산의 맑은 정기를 뿜어주고 있고 앞으로는 범섬을 비롯하여 서귀포 앞바다의 푸른 물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전망이 끝내주는 혁신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좋은 환경에서 우리 어른신들이 모여 즐겁고 건강한 생활을 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배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3여년간 40여개가 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들의 실력이 쌓이자 올해 복지관에서는 ‘척척척사업단’이란 이름으로 재능기부 전문반을 결성했습니다. 저도 오디션을 통과하여 당당히 한국무용전문반에 뽑혔습니다. 전문반원들은 맹렬히 연습을 하고 훌륭한 작품을 완성한 후 금년 4월부터 사랑의 밥차 행사를 필두로 어버이날 기념행사, 미소노인복지센터방문, 성요셉요양원 방문, 서귀포시 희망복지 박람회등을 참가하여 재능기부를 펼쳤습니다.
우리가 펼치는 이 작은 재능기부를 많은 분들이 진정으로 좋아하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매순간마다 내가 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느꼈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결국 나를 돕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요셉 요양원에 갔을 때 어느 할머니께서 가녀린 손으로 내 손을 부여잡으시며
“아이고, 좋다. 나 오늘 고치 좋은 날 어서, 하영 또 오라이.”
하시며 해맑게 웃으시던 할머니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나이 들고 아프고 병들면 마음까지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그러나 내가 만난 어르신들은 고통을 잊으신 듯 너무도 행복해하셨습니다.
저는 요즘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필요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차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저를 필요한 분들과 함께 마음을 치유하며 행복을 같이 하겠습니다.

No 제목 이름 날짜
3312 세상을 바꾸는 소통의리더십  ×1 [2] 오조리마을회 01-08
3311 겨울철 3대 화재 위험 전기제품!  ×1 김재업 01-05
3310 [기고] 身土不二 농축산물로 기부촉매제 역할을 하자!  ×1 ×1 배동언 01-04
3309 제주특별자치도장애청소년직업지도센터 도내 특수학교(급) 졸업을 앞둔 장… [1] 오경미 01-03
3308 소상공인 탄소포인트제를 아시나요!  ×1 [1] 고기봉 01-03
3307 사회적경제활성화 제주네트워크 '너도나도 우산함께' 사회적경제 인식개…  ×1 서귀포YWCA 12-29
3306 제주일고 38회 동창회 시온빌 자립생활관 후원  ×1 [1] 김정미 12-28
3305 한라야생화 온라인전시회에 초대합니다.  ×2 김평일 12-25
3304 제주원광재가노인복지센터 어르신 활동작품 전시회 “원광愛 작은 행복이…  ×2 [1] 제주원광재가노인복지센터 12-23
3303 한국전기공사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 천사의집에 성금기탁  ×1 천사의집 12-19
3302 디지털시대에 적응하는 우리 멋져요  ×1 강건혁 12-18
3301 심폐소생술! 의무교육으로  ×1 비밀글 성산 12-17
3300 겨울철 도로 위, 이것 조심하자! 도로 위의 암살자 '블랙아이스' 피할 수 …  ×1 [1] 제주대학교학생 김동건 12-17
3299 배달료, 수수료 걱정없이 맛있게!  ×1 [2]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강예린 12-17
3298 모두를 위한 키오스크, 가능할까? 키오스크 노인 접근성 개선돼야… [1] 정지우 12-16
3297 [기고]다시 뛰는 장년층, 희망의 디딤돌  ×1 ×1 [4] 백은숙 12-14
3296 제주영락종합사회복지관, 제주신협과 함께하는 "따뜻한 김장나눔"   ×1 제주영락종합사회복지관 12-13
3295 오·폐수의 무단 방류로 인한 바다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한 우리의 자세  ×1 ×1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강지훈 12-12
3294 [기고] 119안심콜 서비스 선택이 아닌 필수  ×1 ×1 [2] 강기수(남원119센터 소방사) 12-12
3293 남원119센터,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화재예방 홍보 실시  ×1 남원119센터 예방담당 오성룡 12-11
3292 나부터 시작하는 에너지 다이어트  ×1 [1] 한전 제주본부 요금관리부 요금팀장 윤 12-09
3291 새들의 합창이 그리운  ×1 오조 12-08
3290 제주영락종합사회복지관, 제주신용협동조합과 “온(溫)세상 나눔 캠페인”…  ×1 제주영락종합사회복지관 12-08
3289 한라산지킴이 클린활동 봉사 [1] 박세권 12-08
3288 전동킥보드 안전하게 타세요  ×1 [1] 강원석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