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2년생 할머니와 99년생 청년
2018-06-19 14:40
|
|||
---|---|---|---|
삼양동 (Homepage : http://)
|
|||
작년에 지방공무원으로 신규 임용되어 업무의 많은 것들을 처음 겪으며 어떤 날은 재미있고 보람가득 느낀 적도 있지만, 퇴근 발길이 무거운 날도 있었다. 달고 쓴 공직생활의 맛을 보며 이제 조금 적응되는가 싶던 중에 지난 6월 13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사무원으로 처음 선거를 치르면서 사무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열정, 가슴 뜀을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배치되었던 곳은 삼양동 제1투표소로 원당봉 자락이 포구와 만나는 아늑한 농어촌 마을, 삼양1동의 주민들이 투표하러 찾아주신 곳이다. 새벽 6시 아직 졸린 내 눈이 무색할 정도로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들뜬 발걸음으로 줄지어 찾아주셨고, 마치 투표가 새삼스러운 일 아니라는 듯 능숙한 발걸음으로 퇴장하는 모습에서 자연스러운 노련미와 원숙함이 느껴졌다. 출근 전 짬을 내어 찾은 작업복과 안전화를 신은 아저씨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고, 아이와 함께 찾아온 가족들은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투표소를 찾았던 추억을 불러오며 나를 미소 짓게 했다. 정신없이 보낸 하루였지만, 그 중 특히 기억나는 분은 최고령 22년생 할머니와 최연소 99년생 청년이다. 밝은 모습으로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시는 할머니에게, 오느라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자 이제 힘들어서 더 못 오겠다고 이게 마지막 투표라고 투덜거리면서도, 용지가 많아서 헷갈리셨는지 이게 지금 누구 뽑는 거냐고 진지하게 대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반면 청년의 등장은 조금 긴장한 듯 보였다. 어색하게 신분증을 꺼내던 손에 투표인을 찍고 선거 인증샷을 찍는 모습이 귀여웠다. 첫 투표라니. 얼마나 설레고 기대했을까? 선거를 하나의 이벤트로 즐기는 젊은 세대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투표장에 들렀다 나오는 데에 10분도 안 걸리지만, 그 노력과 시간이 결코 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새벽 단잠을 포기하면서 출근 전 어렵게 쥐어 짠 시간이고, 누구에게는 힘든 몸을 이끌고 나선 인생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열정이 모여 민주주의를 만들어 내었다. 앞으로 공직생활을 하면서 평생 기억할 사명감을 느끼게 해주신 삼양1동 주민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서귀포시 감귤밭에 직박구리·동박새 집단 폐사 왜?
윤석열 대통령 제주4·3희생자 추념식 2년 연속 불참 전망
한라일보 2024 독자권익위원회 출범.. 위원장 이종실
제주 떠나는 사람들... 인구유출 속도 심상찮다
제주서 직박구리·동박새 300마리 집단 폐사…독극물 추정
김애숙 제주 정무부지사 후보 1차산업 전문성 논란
제주 '픽'한 싱가포르 관광객들 "해안길 자전거여행 매력적"
[총선토론회] 서귀포와 제주 바라보는 극명한 시각차 '설전'
[총선] 고기철 "이경용 전 의원과 '원팀' 결성 합의"
오영훈 지사·제주 국회의원 모두 1년 사이 재산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