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 한상자
2018-04-16 11:08
|
|||
---|---|---|---|
삼양동주민센터 (Homepage : http://)
|
|||
삼양동주민센터 강민지 복지 상담을 위해 방문한 집에서 할머니께 귤 두 개를 받았다. 할머니는 주민센터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러 왔다며 상자 가득 있는 귤을 가리키며 가져가라고 하셨다. 요즘에 이런 거 받으면 큰일 난다고 거절하니 “내 딸 같아서 그래~ 커피 한 잔도 못 주고, 가면서 먹어” 라며 양손에 꼭 쥐어주신다. 맛있는 귤을 보니 예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복지 기관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업무가 많았던 곳이었다. 연말연시가 되면서 사업이 마무리되고 결과 보고서를 받는 시기가 왔다. 기관마다 A4용지가 두툼하게 묶인 서류를 한 아름씩 안고 사무실을 오갔다. 책상, 회의실에는 서류가 차곡차곡 쌓여 산을 이뤘고 직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당시에 기관 담당자들은 사무실에 방문하며 친분이 있는 직원들에게 종종 빵이나 음료 등 간식거리를 사 오곤 했다. 그날은 한라봉 한 상자가 사무실에 왔다. 다들 바쁜 터라 누가 가져다 놨는지 몰랐고 사업 결과를 평가하는 때라 받을 수 없다며 한라봉 한 상자는 창고 한편에 놓였다. 결과 보고서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서류를 정리하는데 한 기관의 서류가 한참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제출했다고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 담당자는 며칠 애를 먹었다. 찾는 걸 포기하려는 찰나 상자 하나가 생각났다. 주인 없는 한라봉 상자. 혹시나 하며 상자를 열어보았는데 그렇게 찾던 보고서가 거기 있는 게 아닌가. 직원들 모두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결과 보고를 잘 봐달라는 청탁의 한라봉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우리라면 고민하지 않고 보낸 사람을 찾고 반송했을 것이다. 몇 년 밖에 지나지 않은 일이지만 당시에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몰라 지나쳤다면 이제는 부정청탁이라면 ‘아니오’라고 거절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몇 년이 흘러 지금은 삼양동주민센터 맞춤형 복지팀에서 사례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삼양과 봉개를 아울러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찾아가며 복지 상담을 하는 게 나의 일이다. 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힘써달라는 청탁(?)을 받곤 한다. 그럴 때면 공공 급여 기준에 벗어나는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후원자나 민간단체를 알아보겠다고 말씀드린다. 옛날 한라봉 한 상자에 어쩔 줄 몰라 했던 신입직원이 아니다. 나의 양심을 지키고 직업의식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 그것이 청렴이 아닐까 생각한다. |
|
서귀포시 감귤밭에 직박구리·동박새 집단 폐사 왜?
제2기 제주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에 박영부 전 서귀포시장
주민 반대에도… 제주 경찰 치안센터 30% 폐지 확정
[한라인터뷰] 3월 제주 굿판 누빈 '이방인', 그들의 기록
[여론조사] 제주 문대림·김한규·위성곤 오차 범위 밖 선두
[부고] 김용이 대국해저관광 회장 별세… 향년 72세
윤석열 대통령 제주4·3희생자 추념식 2년 연속 불참 전망
의-정 대치 장기화 서귀포시 보건지소 내과 진료 휴진
한라일보 2024 독자권익위원회 출범.. 위원장 이종실
쓰러진 60대 1인 가구 제주가치통합돌봄으로 '구사일생'
여야 지도부 선거 코앞이라 제주4.3 추념식 불참…
4·10 총선 여야 첫날부터 '사즉생' 표심잡기 강행…
'한·중·일 구심점 역할' 제주 지방외교 새지평 …
"내가 적임자"… 아라동을 도의원 후보도 선거운…
[영상] 제주 제2공항 놓고 "원희룡 탓" "민주당 탓…
'자격기준 논란'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 후보…
감귤밭 새 200마리 집단 폐사... 제주자치경찰 피…
中 직항 늘고 무안 재개… 올해 하계 제주 하늘…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재취업 지원 과정 교육생 …
[한라일보 저녁잇슈] 2024년 3월 28일 제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