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공공디자인 심의제도에 거는 기대
2017-05-31 09:44
제주국제대 이인호 교수 (Homepage : http://)
우리의 도시는 건축 및 도로, 공원 등의 시설중심으로 디자인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도시적 차원에서 보편적 이용자에 대한 고려는 미약하였다. 건물이면 건물, 공원이면 공원 각각의 요소들 측면에서 장애요소를 찾아내고 불편함을 해결하는 많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이것들은 부분적인 요소들을 개선하는 점적인 개발에 머무를 뿐이었다.
도시환경에서 무질서하게 설치되는 시설물로 인해 시민들은 예상치 못한 단차로 인한 걸려 넘어짐, 난간 부재로 인한 낙상, 미끄러운 바닥재질에 의한 넘어짐, 보행자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게 되었다.
특히 고령화 사회의 심화, 장애 인구의 증가, 세계화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 등에 따라 다양한 계층을 배려한 생활환경 조성이 요구되어지고 있으며, 도민의 복지서비스에 대한 욕구 증가와 복지수요 확대에 따른 유니버설한 환경의 필요와 더불어 물리적 환경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도민과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9월 9일부터 도내 공공기관, 공기업에서 설치하는 각종 시설물 등에 대해서는 공공디자인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2016. 8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3월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공공디자인 심의기준 등을 마련하여 오는 9월 9일부터 공공시설물 등에 대한 심의를 본격 시행한다.
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공공디자인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공공디자인 진흥위원회’를 구성하여, 도내 공공기관에서 조성?제작?설치?운영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시설물과 용품, 시각 이미지 등에 대하여 공공성과 심미성을 심의한다. 또한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으로 공공의 이익과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었는지 여부, 나이?성별?장애 여부?국적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 적용 여부, 주변 환경과 조화와 균형이 이루어졌는지 등에 대하여 실시설계 완료 전에 깊이 있게 심의하게 된다.
앞으로 제주의 공공디자인은 그 중심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물질만능과 개발에 밀린 인간성에 대한 회복에 주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도로는 자동차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횡단보도 계획에 있어서 6차로 이상은 보행섬을 적용하고 4차로 이하는 인도와 높이를 맞춘 고원식을 적용하는 등 사람 사용 중심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이제는 공공디자인을 함에 있어서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의 사고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의 공공디자인 심의제도도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여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움, 공공성과심미성을 담아낸 수준 높은 공공디자인으로 시설물들이 새롭게 변신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국제자유도시이자 안전도시이며 건강도시인 제주의 공공디자인은 누구나에게 좋은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공공디자인은 이제 급격히 변해가는 농어촌을 포함하여 지역 간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대하고, 제주의 환경과 어우러져 누구나를 위한 디자인으로 제주의 정체성을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이인호(제주국제대학교 교수)

No 제목 이름 날짜
2961 한라일보의 불법도촬 고경찬 06-28
2960 서부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하는 다문화학교, 제주어도 배우고 다문화도 알…  ×1 서부종합사회복지관 06-24
2959 사회적 건강을 위한 백신 '치유농업'  ×1 고기봉 06-24
2958 아파트 단지 내 소방출동로를 열어 주세요!  ×1 ×1 화북여성의용소방대장 오춘희 06-23
2957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페달을 밟아요!  ×1 김희연 06-22
2956 연동119센터 기고문 1초와의 사투  ×1 임찬식 06-18
2955 1초와의 사투  ×1 ×1 연동119센터 06-17
2954 “다문화가정 자녀가 겪는 어려움”  ×1 비밀글 위연주 06-16
2953 제주도 교통문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공공자전거  ×1 비밀글 현도연 06-14
2952 우리, "용기를 내어 볼까요?" 김희망 06-14
2951 (기고)도민이 꿈꾸는 쓰레기 걱정없는 제주  ×1 이희남 06-14
2950 환경차 전환 탄소중립 사회의 주춧돌  ×1 비밀글 고기봉 06-13
2949 코로나19와 환경교육 - '코로나'로부터 환경을 지키자  ×1 고수아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06-13
2948 [기고] 작은 실천으로 줄일 수 있는 의료폐기물  ×1 진수빈 06-13
2947 환경 보호, 지금 우리에겐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사항  ×1 강채연 06-12
2946 그린 투어리즘과 6차 산업, 제주 도약 발판 마련  ×1 양인헌 06-10
2945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량 늘어나  ×1 백지원(제주대학교 행정학과 3학년) 06-09
2944 후안무치  ×1 강방수 06-09
2943 탄소중립시대에 우리는  ×1 양현정 06-09
2942 도로 위에 무법자 전동퀵보드  ×1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고아라 06-08
2941 나무 한그루 심는 마음  ×1 비밀글 송민주 06-07
2940 공정하다는 착각 - 운앞에 겸손하자  ×1 허성환 06-07
2939 백신을 둘러싼 윤리적 쟁점  ×1 서대권 06-06
2938 제주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1 이창석 06-05
2937 맞춤형복지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1 비밀글 김영일 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