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맹이 골계(滑稽)로 초장왕을 깨우치다
2018-03-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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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도1동 주민센터 김동환 주무관 >>

옛날 춘추전국시대에 우맹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는 본디 노래를 부르는 악인(樂人)으로, 특히 언변이 좋고 익살스러운 사람으로 유명했다. 초나라의 재상이었던 손숙오가 그를 높이 평가하며 가깝게 지냈는데, 손숙오는 정치를 잘해 왕과 백성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으나 재물을 탐하지 않아 그의 집안은 높은 명망에도 불구하고 넉넉하진 못했다.

어느날,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둔 손숙오는 아들을 불러 말했다. “비록 내가 한 나라의 재상이나 너에게 줄 재물이 하나도 없구나. 만약 훗날 가난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되면 우맹을 찾아가거라.”

이후 손숙오의 아들은 아버지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빈털터리가 되었고, 우맹을 찾아가게 되었다. 우맹은 손숙오의 아들에게 당분간 우리집에 머물라고 한 뒤, 죽은 손숙오의 행동거지와 말투를 배우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자, 그 행동과 언행이 손숙오와 똑같아 초나라 왕인 초장왕조차 속아넘어갈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날, 초장왕이 연회를 베풀 때 우맹이 손숙오의 걸음걸이와 표정, 행동을 따라하며 손숙오의 의복을 입고 나타나니, 초장왕과 측근은 손숙오가 살아돌아온 것이라 생각하고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초장왕은 손숙오가 우맹의 몸을 빌어 돌아온 것이라 여겨 우맹을 재상에 임명하려고 했다. 그러자 손숙오로 변장한 우맹은 “부인에게 물어보고 돌아오겠다.”라고 대답했다. 3일 후, 우맹은 초장왕을 찾아가 말했다.

“소신의 아내는 초나라의 재상 따위는 도저히 할만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전 재상이었던 손숙오는 누구보다 청렴하고 공명정대하며 정치를 잘했으니 그보다 재상 일을 잘한 사람은 없다시피했지만, 손숙오가 죽자 그의 아들은 발붙일 곳이 없어 날마다 땔감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손숙오처럼 재상이 되느니, 차라리 내가 자살하겠습니다, 라고 부인이 말하더군요.”

초장왕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즉시 우맹에게 사과하고 손숙오의 아들에게 땅을 내리고 생계를 보장하니, 사람들은 모두 왕의 은혜를 칭송하였다. 이후 주색을 즐기던 초장왕은 과거의 생활을 청산하고 전쟁터를 누비며 승리를 거두며 당당한 춘추오패의 일원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그 모두가 우맹의 몇 마디 조언 덕분이었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군주의 충성스러운 손발이 되어 움직이는 신하도 많고, 군주의 허물을 강하게 지적하는 신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군주에게 깨달음을 주어, 그 스스로 발전하게 만드는 신하는 결코 많지 않았다. 우맹의 골계(滑稽)라는 것이 바로 그러한 것이다.

우맹의 일화를 보며, 과연 나는 그동안 어떠한 신하였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불의를 눈감고 상사의 비위만을 맞추며 살아가는 신하였는지, 아니면 상사의 잘못을 강하게 지적하며 상사와 사사건건 부딪히는 신하였는지. 그 중간 즈음에 있었던 우맹의 골계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어떤 공복(公僕)이 될 것인가?” 손숙오처럼 청렴결백하며, 우맹처럼 부드럽게 상사를 스스로 발전시키는, 그러한 사람이 가장 이상적인 공무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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