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현의 한라칼럼] 정치와 도시 건축을 논하다

[고용현의 한라칼럼] 정치와 도시 건축을 논하다
  • 입력 : 2024. 06.04(화)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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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역사적으로 각 시대를 풍미했던 권력자에게는 도시와 건축이 자신들의 치적과 공적을 내세우기에 가장 관심이 많고 다루고 싶은 주제 중의 하나이다. 또한, 그 시대의 경제적 역사적 문화적 집합체인 도시의 흥망성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는 곧 당시대의 치적인 동시에 후세에 치부가 되고는 한다.

권력은 유한하되 사람의 생활과 문화를 담는 그릇인 건축과 도시는 강제적인 진보보다는 자연순환적인 생물처럼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유기적인 행태로 지속가능 유지되어진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수 천 년전 그 시대의 절대권력자인 왕인 파라오의 영혼을 모시고 이승에서의 죽음이 다음 세계로 가는 새로운 여정이라 생각하기에 수 십여 년간의 정교한 천문학과 기술력, 노예들과 백성들의 피땀이 어우러진 지배계층의 절대권력의 산물이다. 그 척박한 사막에 세워진 피라미드를 보면 그 당시의 절대권력에 비해 시대상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각 시대, 각 나라의 대표적인 도시와 건축물의 형성을 보면 그 시대의 인문학적인 정치 경제 사회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근현대사를 보더라도 군사독재시절 퍼레이드를 하고 집회시위를 하던 여의도공원이 대규모 공원으로 탈바꿈되고 권력자가 바뀔때마다 변화하는 정책으로 신도시와 주택정책과 도시 건축 정책 등은 세워지고 지워지며 변화해 간다. 문제는 일관성과 지속가능성과 그 시대를 담는 국민들의 삶과 생활, 정서를 온전히 담고 수용했느냐의 문제이다. 보여주기식 행정, 권력자의 치적을 쌓기 위한 이벤트성 행정 등은 추후 새로운 권력자가 나타나면 지워지고 변화된다. 누군가는 하려 하나, 누군가는 권력 쟁취를 위해 절대 반대와 투쟁으로 악순환의 연속이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도도 예외가 아니다. 일전 제주 서쪽해안도로를 가다보니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 수십기의 인공구조물인 풍력발전이 어느새 일렬로 드높게 세워져 있어서 깜짝 놀라며 한탄을 한 적이 있다. 제주도는 고도의 천혜자원을 지닌 보물섬이다. 한라산이 곧 경관이요, 드넓은 바다가 수천 년간의 생활의 터전이자 경관이다. 도시 내의 경관만이 경관이 아니다. 도시행정뿐만이 아니라 에너지에 대한 대 전환이 중요한 시점이나, 한라산 중산간의 넓은 초야에 태양광에너지 시설과 노을진 드넓은 바다 조망을 가로막는 풍력 발전기 등은 진심 필요에 의한 시설인가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그 지역 안에서 일어나는 행정과 목표 등은 그 여느지역보다 복잡다단하다. 이러한 부분들은 여느 권력자들의 스쳐지나가는 치적과 공적물의 결과가 아닌 정확한 데이터와 진단과 방향이 그 시대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과 같이 해야 한다.

의견도 많고 반대급부도 많은 복잡한 시대속에서, 수천 년간의 고도인 제주도를 과거를 조망하고 현재를 바라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지속가능하고 현실적인 도시와 건축 행정이 이루어지길 진심 기원해 본다. <고용현 도시공학박사·도시설계학회 제주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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