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주년 제주포럼, ‘그들만의 잔치’ 안 된다

[사설] 22주년 제주포럼, ‘그들만의 잔치’ 안 된다
  • 입력 : 2023. 04.19(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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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포럼이 만들어진 지 올해로 22주년을 맞는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기 위한 다자 협력 및 논의의 장으로 지난 2001년 출범했다. 지금까지 제주포럼은 17회 열었으나 정책 결정권이 없는 전직 정상 위주로 참석해 논의하면서 막대한 예산으로 벌이는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포럼은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고 동북아의 공동평화와 번영을 모색하기 위해 그 이듬해부터 개최했으나 정부의 관심 부족 등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그동안 제주포럼에 참석한 우리나라 대통령은 김대중 (2001년)·노무현 대통령(2003년, 2005년)뿐이다. 해외 정상급 인사도 전직이 주를 이룬다. 정책 결정권이 없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담론을 통해 혜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국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있다.

이제 제주포럼이 출범한 지 20년이 넘었다. 과연 제주포럼이 제주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냉철한 평가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포럼에 투입되는 예산이 연간 20억원이 넘는다. 제주에서 이처럼 많은 예산을 쏟아붓는 행사가 있는가. 특히 제주포럼 주제도 당초 기획한 '평화와 공동번영 담론'의 주제를 넘어 경제질서·도시재생 등 백화점식으로 나열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제주포럼이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제주포럼이 전직 정상들이 만나는 실속 없는 사교의 장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한 인사의 쓴소리를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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