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들불축제 패러다임 바꿔야

[사설] 제주들불축제 패러다임 바꿔야
  • 입력 : 2023. 03.14(화)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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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의 대표축제인 들불축제가 '들불' 없는 축제로 막을 내렸다. 제주시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새별오름 일원에서 제25회 제주들불축제를 개최했다.

하지만 축제의 백미인 오름 불놓기와 달집 태우기 행사는 전격 취소됐다. 정부가 산불재난 국가위기 경보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불놓기가 취소되자 관람객이 급감했다. 4년 만에 정상 개최해 축제 완성도를 높이고 글로벌 축제로 도약기반을 마련하려던 제주시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축제 개최시기 변경도 녹록지 않다. 당초 축제는 음력 1월15일 정월대보름에 맞춰 열렸다. 기상악화로 파행을 거듭하자 2013년 축제부터 경칩이 속한 주말에 개최됐다. 그런데 축제시기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와 겹쳐 불놓기가 여의치 않다.

차제에 들불축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축구장 42개 면적에 달하는 오름을 태우면서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 주범으로 몰리는 탄소 배출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기후위기 극복에 역행하는 들불축제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다. 오름 불놓기 폐지는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오름 불놓기를 대체할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불을 주제로 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불꽃과 음악, 레이저 연출이 결합된 아시아 최고의 불꽃쇼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이를 보기 위해 여의도를 찾는다. 제주시는 앞으로 축제기간과 축제 방식, 축제 콘텐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축제안을 기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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