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시험림 관리기관 소임 다해야 한다

[사설] 국가시험림 관리기관 소임 다해야 한다
  • 입력 : 2023. 02.23(목)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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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산림 자원 연구·보존을 위해 국가가 관리하는 시험림에서 자연석이 도난당하고, 산림 자원이 무참히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일 오후 6시40분쯤 남성 2명이 굴착기를 실은 트럭을 몰고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에 자물쇠를 끊고 침입한 후 이튿날 오전 2시쯤 높이 약 180㎝에 폭 60㎝에 이르는 자연석을 트럭에 실어 도주한 것이다. 자연석 주변의 연구 목적 나무 50그루도 훼손됐다.

한남시험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삼나무 조림지가 있으며 주로 붉가시나무, 굴거리나무 등 상록활엽수와 서어나무, 졸참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서식한다.

이번 도난사건의 문제는 관리기관의 허술한 관리와 안이한 대처로 인해 불거졌다는데 있다. 한남시험림을 관리하는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앞서 지난해 11월 말 이미 출입통제구역 내 자연석이 캐어져 있고, 나무 등이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소 측은 출입 금지 규정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고 길목에 굴착기를 세웠다. 그러나 정작 경찰 신고 등 범죄차단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자연석이 뽑혀 있을 뿐 도난으로 이어지지 않아 그런 판단을 못했다는 게 연구소 측의 해명이다. 개인정원의 자연석이나 나무도 외부침입에 의해 도난 및 훼손당하면 경찰에 신고한다.

이번 사건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의 극치다. 국유림을 관리하라고 소임을 줬는데 이를 제대로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시스템을 정비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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