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별오름 훼손 땜질처방으론 안된다

[사설] 새별오름 훼손 땜질처방으론 안된다
  • 입력 : 2023. 02.10(금)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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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들불축제 장소이면서 대표적 관광명소인 새별오름이 '중병'을 앓고 있는데도 행정당국은 땜질 처방으로 연명시켜 나가고 있다.

행정에서는 오름 훼손을 나름 최소화하고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탐방로의 야자매트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그런데 새별오름 탐방로의 야자매트 교체 주기가 3년 정도인 다른 오름들에 비해 훨씬 짧은 2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탐방객 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별오름 관리주체인 제주시는 2월 중에 사업비 9300만원을 들여 등산로 894m에 깔린 야자매트를 교체키로 했다.

알려진 대로 새별오름은 그동안 탐방객 급증으로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어 휴식년제가 검토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제주시는 주차장 확충에 나서는 등 오름 훼손 예방은 고사하고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새별오름 안내소와 화장실, 사무실, 주차장을 설치하는 등의 관광자원화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단 한 차례도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0년 제주도감사위원회로부터 부서 경고와 함께 시정 조치 처분을 요구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장 오는 3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이곳에서 개최되는 2023 제주들불축제에 참여하는 방문객에게 더 쾌적하고 안전한 등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언제까지 매트 교체 등으로 '환부'를 가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먼 훗날 새별오름의 원형이 사라진 뒤 다시 볼 수 없는 경관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휴식년제 조기 시행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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