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가격은 최고인데 사람이 없어요”

[김윤우의 한라칼럼] “가격은 최고인데 사람이 없어요”
  • 입력 : 2022. 05.03(화)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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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종전 기록을 갱신할 것 같다. 본격적인 수확 철을 앞둔 대정 등 마늘 주산단지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당 4200원이라는 단군 유사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던 2016년도 마늘가격기록을 이미 활발한 포전거래를 통해 넘어서고 있다. 작년 가을 고온 피해로 인해 전반적으로 생육이 불량했던 마늘이 구비대기인 4월에 접어들며 작황이 양호해지자 산지 수집상들이 마늘산지를 누비며 포전거래를 하고 있다.

포전거래 초반에는 3.3㎡당 1만7000~1만8000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더니 마늘종 제거가 거의 마무리된 요즘에는 2만1000~2만2000원까지 거래가 되고 있다. 물론 작황이 양호한 포전에 한해 거래되는 가격이기는 해도 3.3㎡당 2만1000원 넘겼다는 사실은 이미 2016년도 수매가를 상회했다는게 산지 여론이다. '×개도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물고 다닌다'는 6년전 대정지역에서 행해졌던 우스갯소리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반갑기 그지 없으나 작금의 마늘산지는 인력난으로 깊은 한숨으로 가득 차 있다.

마늘은 파종에서 수확까지 동선이 길 뿐만아니라 작업 대부분을 사람 손으로 한다. 마늘작업은 마늘쪽을 분리하는 종구준비를 거쳐 파종을 하고 비닐피복과 비닐타공 그리고 마늘종 제거후 일정기간을 지나 수확과 건조 작업순으로 이뤄지는데 특히 마늘파종과 수확시기에 노동력이 집중된다.

다음주 주말부터 본격적인 마늘 수확기에 접어드는데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보다도 더 어렵고 힘들다. 이전에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노동력의 일정 부분을 메워줬지만 코로나19사태로 재입국이 어려워져 일손이 부족한 농가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얼마나 간절했으면 '불법체류 외국인이라도 구하고 싶다'는 하소연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인건비도 크게 올랐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7~8만원했던 인건비가 작년에 9만원으로 오르더니 올해는 12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마저도 인력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러니 농가들끼리 인력 빼가기 다툼을 하게 되고 약삭빠른 작업반장은 '몸빼값’이라는 이름으로 30~ 50만원에 가까운 웃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주지하는것처럼 농촌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농가의 고령화와 함께 청년인구 이탈, 그리고 비제도권 중심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구조로는 안정적인 농촌인력난을 해소하기가 어렵다. 수확철에 이르러 농협이나 각 기관단체에서 진행하는 농촌일손돕기가 고마우나 명쾌한 해법은 아니다.

차제에 해외입국 계절근로자제도(E8)를 농촌현실에 맞게 재조정하는 한편 제주도정과 농업기술원 그리고 농협이 함께해 공공 고용서비스 제도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뒤따르고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농촌인력 공급시스템이 확립되기를 소망해본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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