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207)제주시 연동 ‘몬딹’

[당찬 맛집을 찾아서] (207)제주시 연동 ‘몬딹’
코로나도 못 이긴 치킨 열정
  • 입력 : 2020. 10.30(금)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노릇하게 튀겨진 반딹. 닭과 감자의 어울림이 좋다.

올해 말복 겨냥해 오픈한 ‘당찬 맛집’
‘시장 치킨’처럼 바삭하고 쫀득한 맛
치즈 올려진 매콤한 닭떡볶이 별미


올해 들어 새로 문을 연 가게 구경하기가 어려워졌다. 코로나19로 기존에 있는 가게도 문을 닫는 판국에 창업은 엄두도 못내는 일이 돼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가끔 새로 오픈한 식당을 목격하면 "꼭 가봐야겠다"라는 마음이 든다. 이제 막 문을 연 식당이야 말로 요행을 바라지 않고 정도를 걷겠다는 '초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코로나19 시대에 문을 연 식당이라면 더욱 그럴 거라 생각된다.

치즈가 올라간 닭떡볶이. 매콤함과 고소함이 입을 즐겁게 한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몬딹'은 올해 8월 14일 문을 연 '당찬 맛집'이다. 가게 이름처럼 치킨과 닭도리탕, 닭떡볶이, 닭똥집 등 닭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요리를 내놓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곳이다. 주택가가 밀집된 지역에 있어 취재를 갔을 때는 지역주민들로 가게 안이 가득 차 있었다.

주인장 변효진(32)씨에게 당찬 맛집을 열게 된 이유를 물었다.

"직장생활을 했지만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고, 결국 자영업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코로나19로 어려울 거라는 주변의 우려가 많았지만,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오히려 빨리 문을 열자고 생각했습니다. 아, 오픈날이 8월 14일인 이유는 다음날이 '말복'이라서 노린 거에요."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변 사장은 재료 선택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위해 매일 시장을 돌고 있으며, 대부분의 메뉴에 들어가는 닭은 눈여겨 본 양계장과 직접 계약해 납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닭도리탕. 칼칼한 국물과 쫄깃한 닭이 일품이다.

"닭을 메인 메뉴로 결정하고부터는 튀기고, 볶고, 졸이고… 닭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를 해봤습니다. 이때 요리하다 버린 닭만 해도 한 트럭은 될 거에요."

몬딹의 메뉴판을 보면서 반딹(후라이드 치킨소·2인분)과 닭떡볶이, 닭발·똥집 튀김을 주문했다. 그러자 테이블에는 치킨 양념과 무, 마늘장아찌, 닭다리 모양의 과자가 놓여졌다.

반딹이 먼저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닭과 감자가 함께 접시에 올려졌는데, 때깔을 보니 오래되지 않은 기름으로 튀긴 듯 하다. 닭다리를 손으로 잡아 입으로 가져간다. 튀김옷은 '바삭함'과 함께 '쫀득함'이 느껴졌고, 살코기는 적당히 익어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프렌차이즈보다 평소 좋아하던 '시장 치킨' 느낌이 나서 마음에 들었다. 감자는 살짝 입은 튀김옷과 감자의 단 맛이 잘 어우러졌다.

이어 테이블에 올라온 닭떡볶이는 매운 소스로 닭과 양파, 수제비, 떡 등을 버무린 뒤 그 위에 치즈가 올려져 있었다. 떡볶이보다는 치즈불닭에 가까운 느낌이다. 닭과 치즈를 함께 먹어보니, 적당히 매운 소스와 닭 특유의 육질, 치즈의 쫀득함이 이질감 없이 입 안을 즐겁게 했다. 한편으로는 닭이 한 입 크기로 잘 손질된 것을 보며 주인의 노력이 허풍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이어 닭발·똥집 튀김을 먹는다. 특히 닭발튀김은 처음 본 음식이었지만, 막상 입에 넣으니 자칫 물릴 수 있는 닭발의 부드러움을 짭잘하고 바삭한 튀김옷이 잘 잡아줬다. 닭똥집은 다른 식당보다 크기가 크고, 비린내도 나지 않아 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몬딹은 제주시 도령로 13길 15에 위치해 있으며, 메뉴는 반딹 1만2000원, 몬딹 1만8000원, 철판 닭볶이(불닭·크림) 1만5000원, 닭발·똥집튀김 9000원, 반도리탕 1만4000원, 몬도리탕 2만2000원 등이다. 문의는 전화 712-9222로 하면 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07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