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13)청수리~모진흘물~청수곶자왈~오설록~저지곶자왈~물통오리~저지오름(새오름)~가메창

[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13)청수리~모진흘물~청수곶자왈~오설록~저지곶자왈~물통오리~저지오름(새오름)~가메창
가시덤불·돌밭 가득한 땅에서 전해오는 초록 생명력
  • 입력 : 2016. 11.02(수)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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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된 팽나무 있는 모진흘물 지나 청수곶자왈로
환경지표종인 운문산 반딧불이 집단 서식처로 유명
저지오름 펼쳐진 직경 800m 분화구… 새둥지 닮아


10월 셋째주 주말. 총총 내리는 비와 제법 쌀쌀해진 날씨가 가을의 끝자락인 듯 했다. 우비까지 챙겨왔지만 행여 빗발이 더 거세지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지금 가는 곶자왈은 비가 오면 가장 운치 있는 곳중 하나에요. 허허." 이권성 제주트래킹연구소장이 탐방객들을 다독였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2016 제주섬 글로벌 13차 에코투어'는 탐방객들을 곶자왈로 이끌었다. 과거 가시덤불과 돌밭으로 뒤덮여 '버려진 땅'으로 천대 받던 곶자왈은 지금, 다양한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생명의 숲'이다.

청수곶자왈로 들어가려면 모진흘물을 거쳐야 한다. 연못처럼 생긴 모진흘물 주변엔 수령 500년 된 팽나무들이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모진흘물.

과거 청수마을 주민들은 이 모진흘물을 가축에게 먹였다고 한다.

마을 안길을 따라 5분 여를 걷자 청수곶자왈 지대가 눈 앞에 펼쳐졌다. 청수곶자왈은 운문산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생명력 넘치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청수곶자왈.

운문산 반딧불이가 청수곶자왈에 집단 서식하는 사실은 지난 2013년 처음 알려졌다.

환경지표종인 반딧불이가 대규모로 발견됐다는 건 그만큼 곶자왈이 청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체수가 줄어 아쉽다.

"빛을 내는 반딧불이는 수컷입니다. 암컷을 유혹해 짝짓기를 하려고 빛을 내는데, 외부 불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청수곶자왈에 운문산 반딧불이가 많이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사진을 찍으러 왔는데 플래시를 터트리고 그러다보니 개체수가 확 줄었습니다."

에코투어에 동행한 한라일보 강희만 사진부장은 제발 이 곳에선 플래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지 말라고 당부했다.

곶자왈에서 만난 다양한 나무들의 생김새는 이채롭다. 상동나무(삼동나무)는 하늘을 향해 지표면에서 90도 각도로 곧게 뻗어있다. 여느 나무에서 발견되는 그 흔한 '굴곡'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햇볕을 더 받아서 '살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일직선으로 뻗어 올라간 것이에요." 이권성 소장의 말이다.

곶자왈 한 켠에 자리잡은 남오미자 나무엔 열매 한송이가 위태롭게 달려있다.

남오미자

어른 키만한 남오미자 나무 한 그루에 달린 단 하나의 열매. 이처럼 진귀한 열매가 또 있을까.

청수곶자왈에서 오설록을 지나 저지곶자왈로 향했다. 저지곶자왈도 청수곶자왈처럼 마을 안길을 거쳐야 제 속살을 내준다. 저지곶자왈에 들어서는 순간 주인 없는 탱자나무가 반겼다.

탱자

상큼한 냄새가 코 끝을 찔렀다. 땅에 떨어진 탱자 열매 하나를 챙겨 주머니 속에 넣었다.

저지 곶자왈에도 신기한 나무들이 많다. 나무 이름이 '이나무'란 설명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고, 한 켠에 자리잡은 목화 군락에선 '옛날엔 열매를 따다 먹었는데'라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 점심은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종가시나무

탐방의 묘미 가운데 하나가 숲에서 먹는 도시락인데, 식당에서 점심이라니··· 아쉬울 법도 하지만 "마을 주민에게 여행의 혜택이 돌아가는 공정여행의 일환"이라는 설명에 탐방객들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을 먹고 저지오름에 올랐다. 저지오름은 마을의 자랑이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저지오름은 대상인 '생명상'을 차지했다. 저지오름은 '새오름'이라고 불리운다. 새오름의 유래를 알려면 부지런히 정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제주의 경치는 눈이 시릴 만큼 아름답다. 당산봉, 차귀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13차 에코투어는 모진흘물에서 저지오름으로 이어진 여정이었다. 강희만 기자

새오름의 유래를 찾아나섰다. 정상에서 성인 걸음으로 3~4분쯤 내려가다보면 해송과 상산 등이 무성한 깊이 62m 규모의 분화구가 펼쳐진다. 마치 새의 둥지 같다. 분화구 둘레가 직경 800m라고 하니 작은 산굼부리라 생각하면 될 듯하다. '이래서 새오름이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에코투어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갔다. 이번 에코투어는 가메창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가메창은 가마오름이라고 불리는 데 오름의 분화구 모양이 솥 바닥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메창은 제주 오름 가운데 가장 작은 오름이라고 한다. 둘러보는 데 채 10분이 안 걸린다. 가족끼리 오르기에 이만한 오름은 없을까 싶다.

한편 오는 5일 실시하는 제14차 에코투어는 영실주차장~하원수로길~고지천~옛표고밭길~한라산둘레길~궁상천길~고지천 건천~법정사 주차장 코스에서 펼쳐진다. 올해 에코투어는 15차 탐방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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