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28살 청년 손인준씨 제주서 양봉업 도전

[제주愛 빠지다]28살 청년 손인준씨 제주서 양봉업 도전
"돈벌이 안돼도 가능성 봤어요"
2012년부터 3년째 양봉...자신 이름 딴 상표 등록
  • 입력 : 2015. 03.06(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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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양봉업을 하는 청년 손인준씨가 자신의 도전기를 들려주고 있다. 강경민기자

첫 만남에 손인준씨는 두가지 명함을 건넸다. 한 장에는 국제 마술협회 정회원, 또 다른 장에는 한국양봉협회 제주지시부 사무장이라는 직함이 담겨있었다. 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이 일들을 그는 제주에서 하고 있다. 올해 나이 스물 여덟, 꽤나 독특한 이력이다.

손씨의 주업은 양봉이다. 2012년 제주에 내려온 것도 이 때문이다. 벌을 길러본 경험도, 꿀을 떠본 적도 없었다. 왜 양봉이었냐고 물으니 "꼭 필요하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선택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학을 다니면서 전기 관련 분야의 일을 했었어요.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지쳤을 때 다른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찾은 게 양봉이었어요. 젊은이들이 하지 않는 일이라 더욱 끌렸죠."

어찌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양봉을 접해본 적도 없는데다가 낯선 곳에 자리를 잡는 게 쉬울리도 없었다.

하지만 모르는 게 힘이 되기도 했다. 정착 후 1~2년은 다른 양봉장에서 일을 도와주고 경험을 쌓았다. 벌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꿀은 어떻게 뜨는지를 익히고 계절별로 양봉장을 옮기는 법도 알아갔다. 벌에 쏘이기를 수십번, 고됐던 만큼 첫 수확은 더욱 달았다.

해가 갈수록 수확량은 늘었다. 자신의 이름을 따 '인준벌꿀'이라는 상표를 달고 인터넷을 통해 판매할 수준이 됐다. 알음알음 판매를 시작했지만 단골 고객도 생겼다.

벌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손씨가 한 해 생산하는 꿀은 400ℓ(22말) 남짓. 소규모로 하다보니 남는 게 많지 않다. 경력을 살려 제주에서 마술 강의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래도 그는 양봉업에서 가능성을 엿본다. "꿀과 벌, 화분에 대한 소비는 꾸준해요. 당장 돈이 되지는 않지만 좀 더 멀리 내다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 싶죠. 그래서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감귤꽃 꿀'을 제주지역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제주하면 감귤인데, 아직 감귤꿀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것 같다"며 "잘만 활용하면 양봉업을 알리는 특산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다른 나라의 양봉 시스템을 살펴보면서 좀 더 넓게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양봉을 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인 셈이다.

"우리나라 양봉기술이 전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배우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은 부족해요. 젊은 사람들이 양봉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가 마련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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