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신주영 (주)그리메 대표

[제주愛 빠지다]신주영 (주)그리메 대표
"제주만의 특별한 캐릭터 만들고파"
  • 입력 : 2014. 03.28(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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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대표는 9년전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제주에 있는 기업에 파견근무를 왔다가 제주에 매료돼 정착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강희만기자

9년전 일 때문에 왔다 제주에 매료돼
'응까' 기획·제작… 해외진출도 모색

올해 초 개봉해 1000만 관객 몰이를 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흥행으로 새삼 국내 애니메이션 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애니메이션 사업이 전체적으로 열악한 제작 환경 속 녹록치 않다고 평가한다. 특히 애니메이션 업계가 창작 작품 생산에만 올인하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걸림돌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일명 '뽀통령'이라 불리며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던 '뽀로로'가 등장하고 '로보카 폴리' '라바' 등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애니메이션이 새로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제주 소재 기업들도 도전장을 내밀며 세계를 향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월 제주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제주 흑돼지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사업 창업기업에 선정된 (주)그리메가 애니메이션 '응까 소나타'로 MBC와 방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그리메에 따르면 제주소재 기업이 직접 기획·제작한 작품이 공중파에 방영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제주 애니메이션 업계쪽에선 꽤나 큰 성과였지만 지역사회에는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응까 소나타'를 탄생시킨 사람은 (주)그리메 신주영(41) 대표다. 서울출신인 신 대표는 9년전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제주 소재 기업에 파견근무를 오면서 제주에 정착하게 됐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주에 오게 됐지만 어느새 제주의 색다른 풍광과 함께 수많은 신들의 이야기, 제주사람들의 삶 속 문화에 빠져들게 됐다. 제주문화에 대한 신 대표의 관심은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을 활용한 제주 문화 콘텐츠 개발 욕구로 이어졌다. 지난 2010년 회사가 폐업하면서 1년간 다시 서울생활을 해야 했던 신씨가 협력사였던 (주)아트피큐의 '아이엠 몽니(2012년 SBS 방영)' 제작을 도와주기 위해 또다시 제주로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 대표 캐릭터인 꼬마 해녀 '몽니'를 같이 만들었지만 '몽니'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갖고 싶었던 신 대표는 이 후 창업을 결심하고 (주)그리메를 통해 '응까'를 탄생시켰다. '응까'는 지난해 KBS에서 방송의향서를 받는 등 일찌감치 제작·기획력을 인정받은 작품이지만 자금 사정 등으로 방영이 물거품됐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이 돼 이 후 MBC의 러브콜을 받아 4월16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으며 SBS에서도 신 대표가 제작한 '제주정착기' 등 단편 2편이 4월부터 방영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솔직히 '뽀로로' 처럼 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응까'를 시작으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화된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재 신 대표는 '응까'를 활용한 봉제인형, 팬시 등 다양한 라이센스 사업을 준비하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검토중이다.

신 대표는 "제주에 곧 아시아CGI창조센터가 들어서면 애니메이션에 대한 도민들의 인식과 관념이 좀 바뀌지 않을까, 그러면 제주 애니메이션 사업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프리프로덕션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 무엇보다 강원도가 '구름빵'을 적극 지원했던 것처럼 지자체의 홍보마케팅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힐링 제주'를 보여주고 싶다는 신 대표. 그의 제주 사랑 속 탄생한 '응까 소나타'가 향후 제주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게 될 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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