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최영순 제주도청 역도감독

[제주愛 빠지다]최영순 제주도청 역도감독
"제주역도가 최강 되는 그날까지 혼신"
  • 입력 : 2014. 01.03(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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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말 제주도체육회의 스카우트로 제주에서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는 최영순 감독이 포즈를 취했다. 강경민기자

17년 전에 제주로 스카우트 선수생활
코치 거쳐 제주역도 수장으로 총지휘

사람 체중에 따라 일정한 무게의 역기를 들어올리는 스포츠 역도. "역도하면 키 안큰다." 어른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과연 이 말은 맞는 이야기일까.

2014년 갑오년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제주도체육회관에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장 인부들이 사용하는 공간처럼 보이는 가건물 한 채가 공사장 한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다. 바로 '역도선수훈련장'. 공사장 먼지와 각종 소음에도 아랑곳 않고 제주도청 소속 역도 선수들 훈련에 여념에 없다.

이번주 '제주愛 빠지다' 주인공은 최영순(40) 제주도청 역도감독(제주도역도연맹 전무이사)이다. 키 156cm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선수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부산이 고향인 그녀는 고교 1학년때부터 역도를 시작했다.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6년 말 제주체육회의 스카우트 제의로 제주에서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 이후 코치생활을 거친 뒤 올해 초 제주도청 역도팀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대학을 갓 졸업한 그녀의 타향살이는 녹록지 않았다. 운동에만 전념한다 해도 채울 수 없는 것들 때문이었다. "제주에 터를 잡고 3년 정도는 많이 힘들었어요. 숙소와 훈련장만 오갔죠. 주변에 널려 있는 관광지가 눈에 들어올리 만무했죠. "타향 살이가 그러하듯 항상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컸다"고 그녀는 말했다. 다행히 당시 제주시청 소속 육상선수였던 남편을 만나고 두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서 그녀의 외로움도 사라져갔다.

그녀는 제주 역도의 총 수장으로 제주 역도 현실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제주 역도는 지난 10여년간 전국체전에서 선수단 메달의 30% 정도를 수확한 제주체육의 효자종목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제주실내수영장 체력단련실을 개조해 쓰던 역도훈련장은 이후 제주도체육회관 지하와 남녕고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 제주종합경기장까지 유랑생활의 연속이었다. "제주역도의 인프라 문제에 대해선 예전부터 이야기가 많았죠. 다행히 현재 제주도체육회관에 제대로된 역도연습장이 내년 2월이면 생겨요."

특히 최 감독은 선수층에 대한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중·고등학교 학생 선수층이 예전만 하지 못한 것 같아요. 학교에 역도장이 있는 곳도 없을 뿐더러 역도를 하게 되면 '키가 안큰다' '뚱뚱해야 역도를 할 수 있다'는 등 잘못된 인식이 많아 선수 확보에 어려움이 많아요. 성장기 아이들이 역도운동을 통해 무릎 관정 등에 적당한 자극을 주면 키가 더 잘큰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것 사실인데도 말이죠." 결국 인식의 문제라는 것. "무엇보다 도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도 전국적으로 역도 동호회가 활성화 돼가고 있는데 제주에서만 이런게 늦은 것 같아요."

역도감독의 정년은 50대 후반 정도. 그때까지 최 감독에게 감독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그러면 안돼죠. 후배들에게 물려줘야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제주역도를 위해 지금 밑거름 역할에 만족해야죠"라고 답한다.

그녀의 꿈은 제주역도가 최강이 되는 것이다. 제주를, 제주 역도만을 사랑하는 그녀는 이미 제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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