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제주자치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 전용문 박사

[제주愛 빠지다]제주자치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 전용문 박사
"제주만큼 지질연구하기 좋은 곳 없죠"
  • 입력 : 2013. 11.29(금)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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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시절 제주도 지질조사에 나서며 제주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전용문 박사. 사진은 동굴조사 모습. 강경민기자

지질조사하며 14년째 제주와 인연
제주 세계지질공원 인증에도 일조

2010년 10월3일 오후 6시(한국시간 4일 새벽 0시)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낭보가 제주도에 전해진다. 제주도 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었다.

제주도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을 등재시킨데 이어 이날 세계지질공원을 인증시킴으로써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의 '3관왕'의 위업을 이뤘다. 특히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며, 아시아권에서는 5번째였다.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후인 2007년부터 본격 세계지질공원을 준비, 2009년 11월 제주도 전체를 지질공원으로 하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했다. 제주도는 이 과정에서 한라산, 만장굴, 성산일출봉 등 세계자연유산지구와 천지연폭포, 서귀포 패류화석층, 중문 대포해안 주상절리대,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화산쇄설층 등 9개소를 주요 대표 명소로 설정했다. 이러한 역사적 쾌거를 달성하는데 일조한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의 전용문(39) 박사다.

전 박사는 이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동굴과 일출봉 모니터링을 전담해 왔다. 지난 2009년 8월 제5회 제주평화포럼 참가차 제주를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성산일출봉을 방문했을 때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해설안내하던 모습이 CNN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방영돼 유명세를 탄 '행운의 사나기'이기도 하다. 특유의 성실함과 겸손, 학문적 열정이 있었기에 주어진 기회였다. 요즘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 등재 지역 주민은 물론 해설사들에게 그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경남 창원이 고향인 그는 대학원(지질학 전공) 시절인 1999년부터 지도교수를 따라 제주도 지질조사에 착수하며 제주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당시의 그의 학위 논문 주제가 '제주도 지질'이었던 터였다. 그는 제주에서 지질조사를 펼치면서 1년에 한달 가량은 꼬박 제주에서 지냈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만큼 화산 지질을 연구하기 좋은 곳이 없어요. 일출봉, 수월봉, 송악산 등 화산 전공자로서 제주도는 최적의 연구 대상이죠." 그는 하와이, 일본 등 다른 화산지대를 많이 찾아다녔지만 제주도 만큼 다양한 곳은 없다고 했다.

이렇게 제주도 화산 지질 연구에 매진하던 그는 2008년 학위를 받게 되는데,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그해 제주도에서 지질학 전문 인력을 특별채용한다는 모집 공고가 났다. 그는 망설임 없이 특채에 지원, 9년여 동안 이어 온 제주와의 인연을 넘어 제주에 정착하게 됐다. "당초 생각했던 바는 극지연구소(세종연구소)에 가는 게 목표였어요. 남극에 1년 정도 머물렀던 적도 있었죠. 그런데 마침 특채 공고가 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서 있게 됐네요."

그에게는 평생의 반려자인 아내(고교 교사)와 세 딸이 있다. 가족들이 모두 창원에 있어 기러기 아빠나 다름없다. 교사인 아내가 제주로 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점이 늘 미안하고 마음 한 구석이 무겁다고 한다.

그는 "제주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은 제주의 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돼 이로 인해 수월봉국제트레일 등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그전까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마을이 널리 홍보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지가 아닌, 자연·문화·역사 등이 어우러지는 의미 있는 곳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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